책소개

마리아.
순백의 아름다움을 지닌 천사와
남자를 유혹하는 요부의 얼굴을 한 어린 팜므파탈.

마리아.
스스로 소리를 지워 버린 여인.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가슴속 회한(悔恨)은
소리 없는 눈물.

자유라는 이름의 여인, 마리아.
사랑이라는 이름의 여인, 마리아.
오직, 그만의 여인, 마리아.


<제가 민 이사님을 하루만 욕심내도 될까요? 절대로, 딱 하루만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어요.>
바삐 메모지에 써 내려간 글을 보며 태희는 놀람과 동시에 펜을 쥔 마리아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치고 메모지 빈 공간 아래에 한 줄을 보탰다.
<왜 하루만이죠?>
<생일선물로 내가 민 이사님을 선택하고 싶다면 화내시겠죠?>
메모지가 한 장 한 장 바닥에 떨어지고 두 사람만이 말하는 침묵의 대화가 이어졌다. 마리아는 그녀의 등을 감싸 안고 귓가로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향을 풍기는 남자의 손길 아래 조금씩 조금씩 욕심을 내었다.
<나로 되겠어요?>
<넘쳐요.>
<왜 하루만이에요?>
<하루를 가지면 3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럼 내가 십 년을 주면 삼백 년인가요?>
그녀가 웃었다. 웃는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간절함이 배어 나오는 눈동자를 보며, 태희는 그녀의 손 위에 다시금 자신의 손을 겹쳤다.
<하루 동안 내가 뭐가 되길 원해요?>
<戀人>
<戀人…… 기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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