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최승자는 여성이라는 주체가 얼마나 아프게 탄생되어야 했는지를, 사랑의 서사를 통하여 아픈 모습 그대로, 실패한 모습 그대로 드러냈던 시인이었다. 아버지를 초월한 여성, 남성의 타자가 아닌 주체로서의 여성,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여성으로서 출생신고를 한, 우리 시대의 첫 번째 시인이었다. 시인은 악을 쓰며 산고를 치르는 어미였고, 동시에 공포 속에서 태어나고 있는 아기였고, 동시에 아기를 받아 안던 산파였다. 혼자서 그렇게 태어났다.”
-김소연(시인), 발문 「우리 시대의 유일무이한 리얼리스트」에서
한국 현대시사에서 가장 독보적인 자기만의 시언어를 확립하며, 기존의 문학적 형식과 관념을 보란 듯이 위반하고 온몸으로 시대의 상처와 고통을 호소해온 시인이다. 1952년 충청남도 연기에서 태어났다. 수도여고와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했으며, 계간「문학과 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외 4편을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최승자는 현대 시인으로는 드문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박노해, 황지우, 이성복 등과 함께 시의 시대 80년대가 배출한 스타 시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2001년 이후 투병을 하면서 시작 활동을 한동안 중단했으며 2006년 이후로 요양하다 2010년, 등단 30주년 되는 해에 11년의 공백을 깨고 신작을 발표하였다.
저서로 시집『이 시대의 사랑』,『즐거운 일기』,『기억의 집』,『내 무덤 푸르고』,『연인들』등이 있고, 역서로『굶기의 예술』,『상징의 비밀』,『자스민』,『침묵의 세계』,『죽음의 엘레지』,『워터멜론 슈가에서』,『혼자 산다는 것』『쓸쓸해서 머나먼』『빈 배처럼 텅 비어』 외 다수가 있다.
시인의 말 7
빈 배처럼 텅 비어 9
하루나 이틀 뒤에 죽음이 오리니 10
살았능가 살았능가 11
나 여기 있으면 12
나는 있지만 13
한 세기를 넘어 14
세계의 끝에서 15
따듯한 풀빵 같은 16
앵앵이노 17
슬픔을 치렁치렁 달고 18
아득히 19
어느 날 나는 20
한 마리의 떠도는 부운몽 21
시간은 흐리멍덩 22
그것이 인류이다 23
죽은 하루하루가 24
어느 봄날 25
당분간 26
마음에 환한 빗물이 27
우연인 양 28
玄同 29
이 세상 속에 30
모든 사람들이 31
미래의 어느 뒤편에선가 32
虛 위에서 춤추는 33
무제 34
나 쓸쓸히 35
세계는 36
그림자 같은 남자 37
내 존재의 빈 감방 38
알았던 사람들만이 39
희 ㄴ나비 꿈을 40
오늘도 새 한 마리 41
하루 종일 42
과거를 치렁치렁 43
오늘 하루 햇빛 빛나는구나 44
문명은 이젠 45
환갑 46
타임캡슐 속의 47
살다 보면 48
들판에서 보리와 밀이 49
나의 생존 증명서는 50
죽은 시계 51
삶이 후드득 52
詩는 53
육개장은 54
쓸쓸한 文明 55
얼마나 오랫동안 56
또 하루가 지나가고 57
TV를 보면서 58
세상 위 백지에다 59
가봐야 천국이다 60
그 언행도 61
우리는 62
가다 가다가 63
내 정신의 암울한 지도 64
꿈결 65
나는 항상 66
우거지 쌍통 같은 67
존재는 68
내 죽음 이후에도 69
아이는 얼마쯤 커야 할까 70
시시한 잠꼬대 71
이런 詩는 72
죽으면 영원히 73
영화에서 74
우리 조상님들이 75
너는 묻는다 76
꽃들이 파랗더라 77
나의 임시 거처 78
나 79
한 그루의 나무가 80
나는 벽만 바라보고 있구나 81
나는 육십 년간 82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 83
나는 깊은 산중으로 달아난다 84
죽음은 한때 85
그리하여 문득 86
내일의 유리창을 또 누가 닦을 것인가 87
군밤 88
아침이 밝아오니 89
비가 온다 90
오늘 하루 중에 91
부엉이 이야기 92
끓어 넘치는 93
문득 시간이 94
月은 술에 취해 흘러가고 95
또 하루가 열리고 96
숨죽인 깊은 밤 97
슬픔이 새어 나와 98
모국어 99
내 詩는 당분간 100
발문| 우리 시대의 유일무이한 리얼리스트_ 김소연(시인)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