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영문법 다시 읽기 - 동사

영문법 다시 읽기 - 동사

저자
박영재 지음
출판사
와이넛
출판일
2017-02-21
등록일
2017-04-17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2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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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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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문법! 어떤 기억이 떠오르나요? 일단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감정이 밀려들고, 현재 완료, 관계 대명사, 가정법, 분사구문, 가주어 등 소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공허한 용어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부정사의 용법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하냐고 물어보면, 많은 분들은 그 내용보다는 “어렵다! 복잡하다!”라는 인상만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영문법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런 트라우마를 남긴 것일까요? 그러다 보니 영문법에 대해서는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존재처럼 떠받들거나, 가능하면 피하려고 합니다. “원어민들도 문법을 잘 모르더라” 혹은 “나는 문법을 몰라도 의사소통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말로 무시 혹은 부담의 근거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영어 문법 때문에 영어를 망친다”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이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 하면 우리는 지금까지 영문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죠. 수많은 용어와 조항을 암기하라는 일방적인 지시만 받았을 뿐, 문법의 소비자로서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들은 적이 없거든요.

“가만 있어라! 따지지 마라! 참아라!” 이러한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태도가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을 관통하는 지배 이념이 아닐까요?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추구하는 한국 근대화의 모순이 영어, 특히 문법 공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냥 “저들이 그렇게 쓰니까 그대로 따르기만 해라”는 태도는 우리의 사고력과 상상력에 족쇄를 채워버립니다. 혹시라도 우리는 ‘생각의 주권’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언어란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고, 문법이란 그를 가능하게 하는 약속입니다. 고로 문법이란 매우 보편적이고, 논리적인 체계를 지닐 수 밖에 없죠. 그렇다면 그런 속성을 가진 문법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굳어진 우리의 사고력을 회복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을 영문법 공부에서 찾고자 합니다. 단순히 소통을 위한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의, 영문법 공부의 패러다임을, 가능하다면 우리의 인식 체계를 되돌아보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어로 어떤 내용을 전달할 것이냐는 점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만 할 때가 이제는 되지 않았을까요? 방향성이 없이 그저 영어를 잘 하는 것, 겉치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결핍 장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명 ‘검은 머리 외국인’들은 역설적이게도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존재들이 아니던가요?

언어는 세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시각을 길러줍니다. 영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떠하냐에 따라 언어는 세상을 이롭게 할 수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는 것이죠.

인문학의 가치는 인문학 자체가 아니라, 인문학적 태도, 즉 인문학적 성찰을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문법 공부도 이제는 영어 문법의 조항을 그대로 옮겨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 맥락을 읽어내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신경림 시인은 “소백산의 양떼”라는 시에서 양떼를 모는 이상한 개에 대해 말합니다. 이 개는 미국에서 훈련 받아서 영어만 알아듣는다고 해요. 시인은 “우리들 울부짖음에는 눈만 멀뚱거리다가도 스톱하고 호령하면 목숨을 걸고 세우는 것이 개만이 아니라는 걸” 정말 우리가 모르고 있었는지 엄중하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하여 이제 영문법 전반에 걸쳐 우리를 옥죄고 있던 문법 조항들을 차분하게 뜯어내어, 되새김질하는 긴 작업을 시작할까 합니다. 4-5부작으로 진행될 그 시도의 첫 번째 대상은 동사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영문법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동사의 시제, 수동태, 가정법, 조동사가 실체를 드러낼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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