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1
1. 찰스 디킨스 개요
셰익스피어가 희극 작품으로 영어의 틀을 잡았다면 찰스 디킨스는 섬세한 구성과 화려한 풍자로 영어의 특징을 마음껏 펼쳐나간 영미권 최고의 작가로 유명하다. 불과 몇 년 전에 탄생 이백 주년을 기념하며 영국에서만 100여 개에 달하는 디킨스 관련 행사를 열고, 세계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영어권 3억5000만 명과 비영어권 20억 명이 디킨스 문학 축제를 즐길 정도였다.
세계적인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는 “디킨스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모두 내 친구”라면서 디킨스를 19세기 최고의 문호라 평하고 디킨스 초상화를 서재에 걸어 놓을 정도로 존경했다. 도스또예프스끼는 “오랫동안 흠모하던 작가 찰스 디킨스를 1862년에 만났다”며 자랑하고, 카를 마르크스는 “디킨스는 세상에서 핍박받는 민중을 위해 세계의 모든 정치인과 사회운동가 이상으로 많은 일을 했다”고 극찬한다.
영어권을 비롯해 세계 문학사에서 이렇게 유명한 찰스 디킨스는 정규교육이라곤 초등학교를 2년 다닌 게 전부로, 필요한 내용은 독학으로 모두 깨우쳤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또 흥미로운 건 산업혁명 당시 영국 사회와 풍경을 정밀하게 묘사해, 풍속학자들이 찰스 디킨스 작품을 통해 당시 풍속을 연구한다는 사실, 그리고 영국과 미국 각 대학에서는 작품별로 해설집을 도서관에 비치할 정도로 중요한 작품으로 다룬다는 사실이다.
찰스 디킨스 당시는 영국 산업혁명 시기로, 급성장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다양한 소외와 갈등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형태와 너무나 유사하다. 그리고 우리가 주체적으로 거르는 과정 없이 손쉽게 받아들인 서구철학 및 문물을 찰스 디킨스는 작품 속에서 다양하게 검토하고 비판해,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워준다.
2. 올리버 트위스트 작품해설
‘올리버 트위스트’는 찰스 디킨스가 20대 중후반에 첫 번째로 발표한 문학작품이자 대표작이다. 작가 자신이 어린 시절에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면서 겪은 극심한 좌절감, 그 원인이 사회구조에 있다는 깨달음, 사랑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자각을 젊은 혈기로 과감하게 풀어나가며 천재적인 능력을 최초로 드러낸 작품이다.
19세기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해 사상 유례없는 번영을 누린다. 증기기관 발명을 통해 철도와 선박이 등장하고 통신시설이 발달한다. 그러면서 삶의 중심 역시 농촌에서 도시로 바뀌니, 기존에 영국 사회를 지배하던 귀족은 몰락하고 도시 자본가가 세력을 갖추기 시작한다. 사람이 손으로 만들던 물건은 기계가 대량으로 생산해, 기술이 없어도 노동력만 있으면 누구나 공장에서 일할 수 있어 가난에 찌든 빈민층은 어린애까지 공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공리주의에 근거해, 빈민을 쥐어짜고 노동력을 착취하며 죽음으로 몰아간다. 사람이 가난한 건 개인이 나태하고 무절제하기 때문이니, 최대한 잔인하게 취급해서 자립할 마음을 길러줘야 한다는 원리였다. 학교는 주입식 교육으로 개성을 파괴하고, 사회는 세금으로 쥐어짜고, 직장은 노동력을 착취하며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회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올리버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의고 구빈원에서 자라다가 심한 학대를 견디다 못해 런던으로 도망친다. 여기에서 악당 소굴에 끌려가 소매치기를 배우다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체포당하나, 노신사에게 도움을 받는다. 처음으로 사랑과 애정과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납치당해 또다시 도적질에 나서다가 총에 맞고 노마님과 젊은 아씨에게 도움받아 두 번째로 사랑과 애정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재미있는 건 노신사에게 도움받을 때는 열병에 걸려서 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노마님과 젊은 아씨에게 도움받을 때는 총에 맞아서 죽기 직전까지 몰린다는 사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노신사는 올리버 아버지와 친구며 젊은 아씨는 이모라는 사실이다. 첫 번째 사실은 가장 어두운 밤이 새벽을 예고하듯 극단적인 불행을 견디면 새로운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후자는 작위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다. 첫 작품답게 젊은 혈기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이다.
찰스 디킨스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 ‘공리주의’를 무섭게 비판한다. 다양한 캐릭터와 다양한 사건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다. 그래서 영국 사회를 비롯해 유럽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국에서 ‘공리주의’에 근거한 교육구조와 사회현실이 여전히 판치는 것과 좋은 대조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8.15해방 이후 서양문물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사회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서양에서 진행한 다양한 논쟁은 배제한 채 결과물만 받아들인 폐해에 우리 삶은 병들 수밖에 없다. 제대로 번역한 고전을 통해서 우리 삶을 되돌아보는 게 그만큼 소중한 이유다.
3. 편집자의 말
번역은 원문에 담긴 내용과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글로 옮기는 과정이어야 한다. 광복 35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우리는 ‘일본어 중역 몰아내기 운동’을 했다. 35년이 또 지났다. 이제는 ‘우리말 살리는 번역운동’을 할 때가 왔다.
‘도서출판 비꽃’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어 어법에 합당한 번역을 추구하며, ‘찰스 디킨스 선집’을 필두로 고전문학을 새롭게 담아내, 독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면서 공동체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해군성 경리국의 직원 존 디킨스의 여덟 아이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호인이었으나 다소 경제관념이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가족들은 이사를 반복해야 했고, 결국 1824년 마셜시 채무자감옥에 수감되기에 이른다. 열한 살의 디킨스는 홀로 하숙을 하며 구두약공장에서 병에 라벨 붙이는 작업을 했는데, 매일 10시간씩 일하며 주당 6실링을 받았던 이때의 혹독한 경험은 후일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비롯한 여러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집안 형편으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속기술을 배워 의회기자로 일하게 되었으나 문학에 대한 꿈은 접지 않았고, 1833년 《먼슬리 매거진》에 <포플러 거리의 만찬>을 싣게 되면서 작가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보즈’라는 필명으로 런던의 일상을 그린 단편들을 연재, 1836년 이 스케치 형식의 글들을 《보즈의 스케치》라는 이름으로 묶어 출간했다. 이듬해 전작의 확대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피크위크 페이퍼즈》가 유쾌한 등장인물과 특유의 재담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고, 연이어 《올리버 트위스트》(1838)가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게 되면서 당대 인기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니컬러스 니클비》(1839) 《오래된 골동품 가게》(1841) 《바나비 러지》(1841) 등 초기의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모순과 서민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고, 1843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유령이야기》를 발표, 일주일 동안 6천 부가 판매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디킨스는 다섯 권의 크리스마스북을 출간했고, 매년 잡지에 단편을 개제하는 등 ‘크리스마스의 작가’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1850년 발표한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비롯한 《블리크 하우스》(1853), 《어려운 시절》(1854) 등의 후기작에서는 사회의 여러 계층을 폭넓게 다룬 이른바 파노라마적인 사회소설로 접근해갔다.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 공개 낭독회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정력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사이에도 《두 도시 이야기》(1859), 《위대한 유산》(1861) 등 선이 굵은 작품들을 계속 발표했으며,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1870년 12권으로 기획된 대작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의 집필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 소박한 장례를 원했던 본인의 의사와는 달리 “그의 죽음으로 영국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는 찬사와 더불어 국가적인 애도가 이어졌고, 문인 최고의 영예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시인 묘역에 안장되었다.
I. 올리버 트위스트가 태어난 장소와 당시 상황을 다루다
II. 올리버 트위스트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어떤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는지 다루다
III. 올리버 트위스트에게 별 볼 일 없는 일자리가 생길 뻔한 내용을 다루다
IV. 올리버가 다른 일자리를 얻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다
V. 올리버가 새로운 동료와 어울리더니, 장례식에 난생처음 참석하고 주인이 하는 사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다
VI. 올리버가 조롱받다 못 참고 덤벼들어, 노아를 깜짝 놀라게 하다
VII. 올리버가 여전히 말을 안 듣고 반항하다
VIII. 올리버가 런던까지 걸어가다가 도중에 이상하게 생긴 어린 신사를 만나다
IX. 상냥한 노신사와 전도유망한 제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다
X .새로운 동료들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올리버는 커다란 대가를 치르다. 짧은 내용이지만 이번 회고록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XI. 치안판사 팽을 다루면서 법을 집행하는 방식에 대해 살짝 살펴보다
XII. 여기에서 올리버는 어느 때보다 훌륭한 보살핌을 받으나, 결국에는 상냥한 노신사와 전도유망한 제자들에게 돌아가다
XIII. 지적인 독자에게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내용을 다양하게 알리다
XIV. 올리버가 노신사 브라운로우 선생 댁에서 지내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데, 그림위그 선생은 올리버가 심부름 나간 사이에 놀라운 예언을 하다
XV. 상냥한 유대인 노신사와 낸시가 올리버 트위스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주다
XVI. 낸시가 동생이라고 속여서 데려온 후에 올리버 트위스트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주다
XVII. 올리버가 나쁜 운명으로 치닫는 와중에 위대한 인물이 런던에 나타나서 더욱 해롭게 만들다
XVIII. 올리버가 훌륭한 친구들과 유익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려주다
XIX. 여기에서 중요한 계획을 논의하고 결정하다
XX. 올리버가 빌 사익스에게 넘어가다
XXI. 원정길
XXII. 도적질
XXIII. 범블이 요조숙녀와 나누는 즐거운 대화를 다루며, 아무리 하급관리라도 몇 가지 점에서 다정다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다
XXIV. 극히 불쌍한 문제를 다루는데, 짧은 내용이지만 이번 회고록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XXV. 이야기가 유대인 영감 일당으로 다시 돌아가다
XXVI. 수상한 인물이 처음 등장해서 이번 회고록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음모를 꾸미다
XXVII. 숙녀를 그대로 두고 떠난 앞 장의 무례를 사과하다
XXVIII. 올리버를 살피고 위험한 과정을 추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