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줘
『살아만 있어줘』는 『가시고기』, 『등대지기』의 작가 조창인이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자기희생적인 아빠의 부성애를 담은 『가시고기』, 외딴섬 등대지기와 어머니의 화해를 그린 『등대지기』, 부모를 잃은 한 소년의 눈물겨운 삶을 그린 『길』, 머나먼 길을 돌아 다시 사랑을 찾는 부부 이야기를 그린 『아내』에 이어 『살아만 있어줘』는 긴 방황과 좌절 끝에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해나는 일찍이 아빠를 잃고, 얼마 전 엄마까지 여의었다. 해나가 20년 동안 살아온 날들 중에는 밝게 웃은 날보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방황한 날이 더 많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은재는 지난 20년 동안 소설을 쓰며 살아온 작가이다. 20년 전 잃어버린 운명의 사랑 인희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소설 쓰기로 생을 위무해 가는 그는,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살아만 있어줘』는 ‘죽음’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은재와 해나가 시련과 상처를 극복하고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생의 끝자락에서 만난 두 사람은 수없이 많은 갈등과 시련을 겪지만 차츰 용서와 화해의 바탕 위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거두어내고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죽음이란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주어진 삶의 마지막까지 참고 견뎌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고통인 생이 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 만큼 괴로워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되풀이할 수 없는 순간이며,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순간이다.
은재는 해나가 진정으로 삶을 받아들이기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은재가 해나를 위해 지핀 불씨는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의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해나는 하루하루 살아내기 힘들 때마다 은재가 남긴 사랑의 불씨를 되살리며 용기를 내게 될 것이다.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잡지사와 신문사 기자로 여러 해 동안 일했으며, 출판 기획팀을 이끌며 생명력 있는 많은 책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뒤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녀가 눈뜰 때』, 『먼 훗날 느티나무』, 『따뜻한 포옹』을 발표했다.
2000년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 『가시고기』를 시작으로, 2001년 외딴 섬 등대지기와 어머니의 화해를 그린 『등대지기』, 2004년 부모를 잃은 소년의 눈물겨운 삶을 그린 『길』,2005년 남녀 간의 사랑이 가족 간의 끊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완성되는 감동의 이야기 『첫사랑』, 2007년 머나먼 길을 돌아 다시 소중한 사랑을 찾는 부부 이야기를 그린 『아내』 등을 통해 핵가족화,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가족 사랑의 의미를 각인시키며 널리 사랑받았다.
특히 『가시고기』는 대형 서점들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스테디 셀러’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머물렀으며, MBC 느낌표 선정 읽고 싶은 소설 1위(2001년), EBS 조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16위(2002년), 문화관광부·교육부 추천도서로 선정되는 등 현재까지 200만 독자를 감동의 세계로 이끌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깃든 따뜻함을 그려내고 싶다는 작가는 오늘도 외딴 집필실에서 자신을 가둔 채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