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권)

온 얼굴을 다 덮을 듯, 긴 앞머리를 2년이나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않았다. 얕은 관심은 많지만 그것에 진심이 되어 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여태 넘치고 넘쳤다.

하지만 선생님은 달랐다.

그 안의 깊은 상처를 보는 눈이 곧았고, 그것이 아픈지 묻는 마음이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전부 예뻐서,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

눈 안의 사연 많은 깊은 상처를 숨기느라 길게 앞머리를 내리고 고등학교를 다닌 게 여태 2년.
전과 같을 거라 생각했던 3학년 첫 날, 안민수는 담임 선생님으로 들어온 일본어 담당 백혜연과 만나게 된다.

혈기 왕성한 한창 때의 남자애들로만 가득한 남고에서 꽤 꿋꿋이 버티고 있는 혜연은 자신보다 머리 하나가 작은, 톡 치면 부러질 것 같이 가녀린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윽고 첫 상담, 마주한 시간 동안 민수는 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혜연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됨과 동시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물어봐 주는 세심함과 선한 마음에 민수는 혜연에게 마음을 뺏기게 된다.

하지만 그 행복감도 잠시 결혼도 하지 않은 혜연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머리로는 믿지만 마음으로는 완전히 믿지 못했기에 줄곧 호감을 표시하지만 혜연은 어린 애는 취향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며 민수를 밀어내기를 1년.


혜연의 아이를 제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끝내 혜연을 포기하지 못한 민수는 졸업식 날 참아왔던 제 마음을 고백한다.


2권)

어린 놈 주제에 실컷 휘두를 땐 언제고, 10년 동안 얼굴 한 번, 머리카락 하나 보여주지 않았다.
그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열 살이나 어린 놈한테 이렇게 연연하게 될 거라곤.

온몸으로 호의를 내뿜은 주제에, 틈만 나면 간섭한 주제에, 사사건건 눈 앞에 나타나 어른거린 주제에.

그 놈의 주제에 잘만 보였던 얼굴을 여태 보여주지 않는 것이 괘씸해서.

어느새 계속 떠올리고 있었다.

::

가볍지 않다는 걸 알고서도 밀어낸 그 고백에 대해 아주 가끔은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졸업식 날, 한없이 진지했던 고백을 털어낸 안민수가 나타나지 않은 10년 동안, 백혜연은 학교에서 대학을 잘 보내기로 유명한 프로 입시 선생이 되어 있었다.

아직은 아마추어였던 10년 전과 이미 능숙해 질대로 능숙해져 오히려 지루하기만 한 교사로서의 일상. 혜연은 그로부터 10년 뒤 맞이한 3월 첫 날, 학교로 찾아온 그 얼굴을 만나게 된다.

키도 조금 자랐고, 머리도 훨씬 짧아졌고, 교복이 아닌 단정한 슈트 차림의 모습으로 찾아왔어도 혜연은 민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잘 지냈냐 묻는 그 목소리가 똑같아서, 늘 자신을 내려다보던 그 눈까지 여전히 진심이었지만 기나긴 세월에 그 마음이 흔들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수는 계속해서 혜연을 밀고 들어온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것은 물론, 꽃도 보내고, 맛있는 것도 먹이며 혜연의 수용치를 조금씩 넓혀 가지만 혜연은 제 마음이 변하는 걸 인지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선을 긋는다.

둘은 서로의 행복이 될 수 있을까.


*개정증보판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설정을 변경하고 내용을 가감하는 등 많은 부분을 수정?보완하였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자소개

목차

1권) 열 아홉, 스물 아홉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8화
9화
10화
11화

2권) 스물 아홉, 서른 아홉

12화 
13화
14화
15화
16화
17화
18화
19화
20화
21화
22화
23화
24화
25화
26화
27화
28화

29화(외전)
30화
3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