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군우화
그는 덤비지 않고 차근차근 거래선을 개척해 나갔고, 그 실적은 영업상무의 데스크 위에 착실하게 쌓여 갔다. 그러나 경리과에서 지불받는 일인 거마비(車馬費)는 판매과의 다른 직원들처럼 아등바등 청구하지 않았다. 그것은 의식적이었다.
그는 무식한 사장의 약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장은 필경, 마군의 거마비 지출고와는 엄청나게 역비례되어 상승되고 있는 판매실적의 야비한 모순성을 무비판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며, 하여 그는 또 무비판적으로 좋아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거의 반 년 동안을 그런 식으로 뛰었다. 그러나 잠시 주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드리라 그러면 열리리라, 그러나 번지를 알고 두드릴 노릇이었다. 그는 목표물을 설정했다. 그것은 판매과장 오상철(吳相哲)이었다. 우선 이놈부터 잡아먹어야 한다고 어금니를 사려 물었다. 오과장은 회사의 수유리공장 불출 책임자로 있다가 본부 사무실로 발탁되어 온, 사무실 평균 연령을 훨씬 넘어서는 마흔세 살의 코가 납작하여 염치없어 뵈는 '말더듬이'였다.
- 본문 중에서
1939년 경북 청송 출생. 1965년 서라벌 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71년 「월간 문학」에 「휴면기」 당선.
1983년 한국소설문학상, 1984년 유주현 문학상,
1993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문학부분, 1996년 제8회 이산문학상,
1998년 제6회 대산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객주」「아들의 겨울」「천둥소리」「외설춘향전」「야정」「화척」「홍어」「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작품집 「새를 찾아서」「겨울새」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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