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 4 - 사랑과 죽음의 길을 넘어
남성들이여, 중원이 부른다!
그대가 숨겨온 무(武)와 협(俠)을 드러내라!
의(義)와 협(俠)의 남성 세계, 무협소설을 읽는 밤, 그 재미의 복원!
냉철하고 분노에 가득 찬 청년협객 냉운헌의 필살기『비호』
비호의 원작자는 대만의 무협소설 작가 沈績雲原이다. 원서의 작품 제목은『天關陣』이다. 일찍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김광주 선생은 이 작품의 상품성을 알아보고 이를 번안해 동아일보에 연재를 하게 된다. 이 작품 비호는 냉운헌(冷雲野)이라는 냉철하면서도 의협심에 불타는 청년협객이 자신의 은사를 죽인 흉수 정령우사(靜靈羽士) 구청소(瞿淸紹)를 징벌하기 위해 벌이는 대장정의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내로라 하는 무림의 고수들과 신기에 가까운 무예로 쟁패를 벌이면서 권선징악(動善戀惡), 억강부약(抑强扶弱)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무림의 저잣거리에서 만난 많은 여자에게 유혹을 당하기도 하고, 몇몇 여인들과는 애뜻하면서도 절절한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무와 협 그리고 사랑이 장대한 스케일 속에 절묘하게 혼효된 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거대 서사 장르로서의 소설을 읽는 재미를 만끽하게 할 것이다.
일찍 부모를 여윈 냉운헌은 낙양 거리에서 가숙하며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천대를 받던 중 무림 최고의 고수 위천궐로부터 구원받아 그가 가지고 있는 신기의 무예를 전수받게 된다. 하지만 위천궐은 역시 당대의 고수 정령우사 구청소와의 결투에서 숨을 거두고, 신기의 보검인 반룡검까지 빼앗긴다. 냉운헌은 스승의 묘 앞에 보은비를 세우고 원수가 살고 있다는 태행산을 찾아 떠난다. 오직 복수에 대한 일념으로 그의 가슴은 뜨겁게 끓어오른다.
그는 그 보은의 긴 도정에서. 번 영감을 만나고 그의 딸 번숙분과 사랑에 빠진다. 냉운헌은 황제의 보물을 위탁해 관리하고 있던 번 영감이 보물을 일단의 도적에게 탈취 당해 위난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보물을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그 와중에 은사 위천궐을 살해한 흉수가 구청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의 의지를 뼈에 새긴다. 하지만 그의 도정은 결코 쉽지가 않다. 분양진인(汾陽眞人) 최송태(崔松泰)와의 결투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한국출판사의 지워지지 않는 전설 비호<飛虎>
30년 전설 속 그늘의 먼지를 툭툭 털고, 이제 걸어 나온다.
1910년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 필명은 평(繹). 수원에서 초등교육을 마친 후 서울 경기고보에 진학. 1933년 만주에 자리 잡은 큰형님의 도움으로 상해로 건너가 남양의과대학에 입학. 중국 현대소설과 세계 문학작품들을 읽으며 대학 시절을 보냄. 단편소설「밤이 깊어갈 때」를〈신동아〉에 발표하면서 등단. 김구가 조직한 한인 애국단에서 이봉창, 윤용길 등과 활약하며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동시에 중국의 한인청년을 규합해서 중국 현대 희곡을 번역 공연하는 동인극단을 운영함.
1934년 단편「포도의 우울」「파혼」발표. 1936년 단편「북경서 온 영감」발표. 1945년 광복과 더불어 김구 일행과 함께 귀국. 김구를 보필하며 경교장에서 지냄. 김구 휘하에서 한국의 문화계 청년을 조직, 규합하는 정치적 임무를 부여받고 있었음. 이 무렵〈민주일보〉〈문화시보〉〈예술조선〉등 일간지, 월간지 창간에 참여. 김구의 돌연한 피살로 정치적 미래는 좌절되고 오직 문학의 길에 전념하게 되었음. 1947년〈경향신문〉문화부장 역임. 이때부터 중국의 현대소설, 희곡올 국내에 번역 소개하는 한편 왕성한 창작 활동을 전개함.
1949년 수펼집『춘우송』출간.
1951년 소설집『결혼도박』,장편소셜『태양은 누구를 위하여』출간.
1954년 장편소설『석방인』.소셜집『연애 제백장』출간. 1958년 소설집『혼헐아』출간.
1961년〈경향신문〉에 무협소설『정협지』를 연재. 한국 신문소설 시장 가장 큰 대중적 호응을 집중시킴. 이 무렵부터『삼국지』『서유기』『금병매』『수호전』등 중국 고전문학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 소개하는 한편 무협소설 창작에 전념. 『비호』『사자후』『풍운검』『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고』등을 출간하여 국내 독서계에 선풍적 인기를 모음.
1973년 작고. 경기도 신세계공원 아나키스트 묘역에 안장.
참고적인 사실을 밝히자면 김광주는 『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훈의 선친이다.
비호 출간에 부쳐
죽음의 마수를 벗어나
첫 패배의 고통
무술 대회에 모인 사람들
협객을 사랑한 여인들
일장 대결로 보물을 쟁탈하다
숙분 아가씨의 눈물
사지를 벗어난 협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