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당 인생
시인이자 건축가인 함성호씨의 만화 에세이.
'만화당'은 지은이의 고향 동네 사람들이 만화 대본소를 부를 때 쓰는 말이다. '만화당'이라는 단어가 친근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제목 속에서 황당무계하고 신나고 재미있고 멋진 만화의 세계를 단박에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만화에서 일본 만화를 거쳐 말레이시아 만화까지, 무협이나 SF를 거쳐 순정만화에 이르기까지, 지은이는 만화의 거대한 스펙트럼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다루고 있는 만화는 각양각색이다. 만화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일본작품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스토리텔링보다는 탁월한 데생과 치밀한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는 「제롬 무슈로의 모험」등의 프랑스 만화, 심지어 「캄펑의 개구쟁이」라는 말레이시아 만화도 소개하고 있다.
「만화당 인생」에는 각 장마다 거기에 해당되는 만화작품들의 정수와도 같은 이미지들이 말끔하게 디자인되어, 이 책을 읽고 나면 그저 심심풀이 정도로만 만화를 보는 사람이더라도 뭔가 새로운 생각, 독특한 감각의 향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인 특유의 힘있고도 감칠맛 나는 문장들로 만화 이미지들의 선연한 시각적 발산과 더불어 그 재미를 곱절로 배가시키고 있다.
1963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났다. 강원대 건축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1990년 「문학과사회」 여름호로 시단에 데뷔, 시집으로 「56억 7천만 년의 고독」이 있으며, 1991년 건축전문지 「공간」에 건축 평론이 당선되어 건축 평론가로도 활동중이다. '21세기전망' 동인으로 문화 전반을 다루는 무크지 발간에 참여하고 있다.
글머리에
그 옛날의 만화당 풍경
넌 미친 거야
패티시즘의 슬픔
금기와 위반의 축제
유토피아 같은 디스토피아,
디스토피아 같은 유토피아
풍경에 대한 매혹과 변형
아시아의 근대를 위한 허구의 다큐멘터리
존재, 그리고 전체에 대한 성찰
그 탐미의 꽃
사건의 고고학
도구화된 신체의 비극
그 옛날의 테러리스트
디지털만화의 미학을 찾아서
건축무한육면각체
자기근원의 모자를 찾아서
세계의 끝에서 만나는 나
그 애잔한 삶의 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