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손 클럽
피할 수 없는 사랑의 고통, 붉은 손
배수아 소설의 연애는 대개 기계적이며 건조하다. 나이가 들었으되, 자라지 못한 여자아이 또는 남자아이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탐닉하며 때로는 폭력적으로 상대를 구속한다. 그러나 이소설에서는 또 다른 커플이 등장한다.
전문직 종사자이며, 알수 없는 아방가르드 요리잡지의 편집장 직책을 맡고 있으며, 모든 일든 아웃소싱으로 처리하는, 아멕스 카드와 고급 승용차를 가진 남자. 그리고 인스턴트만을 먹는 일러스트레이터 한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 그것을 포기 할 수 없을 때. 그리고 절실한 그것을 잡으려 할 수록 결국 허상이었음을 확인하게 될 때, 그것은 나보코프의 롤리타처럼 비극적이다.
그러나 이 시대에서 오히려 그것은 운명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무 것도 가지지 않으려는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의 인류라고 할지라도 감추어진 욕망과 그에 대한 불안은 더욱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을 잘 모릅니다.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아, 요리도 직접 만들어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나는 당신을 내 잡지의 상근 디자이너로 채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나는, 시스템이 너무 어울리지 않습니다. 잡지는 이 상태대로, 백 퍼센트 아웃소싱이 적당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은 잡지의 다음 호에 싣고 싶습니다. 그것이 내가 오늘 밤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3년 「소설과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바람인형>, <심야통신>, <그 사람의 첫사랑>,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등을 펴냈다. 제23회 이상문학상 추천 우수작에 선정된 바 있다.
젊은 세대의 상실감과 사랑의 상처를 감각적이면서도 투명한 문체로 그려낸 그녀의 소설은 90년대 우리소설의 새로운 희망으로 평가받고 있다.
붉은 손 클럽
아방가르드 요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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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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