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슬프다
- 저자
- 함정임
- 출판사
- eBook21.com
- 출판일
- 2009-01-01
- 등록일
- 2009-01-01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0
- 공급사
- 북큐브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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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고로 사랑하는 친인들을 잃은 두 여자의 이야기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하유미는 어느 날 뜻밖에 역시 교통사고로 언니를 잃은 미경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고, 위로받고 싶다는 전화를 받게 되는데...
결국 나는 여자의 눈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자의 이름을 안 것 같았다. 미경(美境). 나도 모르게 미경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두 달 전에 만났던 미경(美敬)일 리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여자를 내 옆으로 스쳐보내면서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지냈던 미경이란 여자를 떠올렸다. 그날 이후 한 번쯤 더 만나볼 수는 있었다. 아니 가끔 전화라도 걸었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전화를 걸기는커녕 걸려오는 전화도 기꺼이 받지 않았고 시나브로 전화가 끊기자 미경이란 존재를 깨끗이 잊었다. 스치는 바람에 옷깃 한 번 스쳐도 전생의 인연이라는데, 지금 미경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혹 기억하실는지. 지난달 초파일날 빗길에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나는 기억 속을 헤집기도 전에 초파일날 아침 뉴스가 생각났다. 당시 나는 어떻게 그 뉴스를 접했던가. 민성을 산에 묻고 온 후 주욱 나는 경주에 내려가 계림 숲에 있는 고택(古宅)에 머물렀다. 집 안팍을 잠시 거니는 것 이외에 한 일이라곤 없었고, 석 달째 텔레비젼이나 신문을 보지 않고 있었다. 사랑채에 있는 건넌방에 엎드려 있는데 어느 방에서 켜놓은 텔레비젼 뉴스 중에 그날 일어났던 교통사고 소식이 귀에 들려왔다. 광주 지법에 있는 두 판사 가족이 경상도 어느 사찰에 초파일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트럭과 충돌해 승용차에 탔던 두 가족이 모두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보도였다.
- 본문 중에서
